영어하는 민시기
article thumbnail
300x250

저는 병장 시절 주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대 안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몇 달에 한 번씩 들어오는 진중문고 신착 도서를 늘 기다리고는 했는데 어느 날 가보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라는 특이한 이름의 소설이 하나 들어와서 대충 내용을 훑어보고는 바로 대출하여 생활관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 다시 한번 읽고 싶어 집 근처 도서관에서 대여를 해왔습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썸네일

 

대략적인 책의 이야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서울에 살고 있는 대기업 부장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총 세 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네 인물의 시점에서 각기 다른 관점으로 사건을 서술하고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상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아닌 실제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사건들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 결혼 문제, 영끌과 과소비, 부동산, 주식 등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될 문제들을 인물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많은 공감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줄거리 소개

1편에 해당하는 김 부장 편은 굉장히 꼰대스러운 면모의 대기업 부장입니다. 미생의 마부장만큼 그렇게 극단적인 성향까지는 아니지만 회사 직원들의 의견에는 늘 귀를 닫고 있으며 굉장히 보수적인 사고방식과 배려심이 없는 인물입니다. 직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와이프와 아들의 의견에도 항상 강압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으며 세상을 자신의 생각에 맞춰서 살아야 하는 자기중심적인 인물입니다. 

 

명품은 어찌나 또 좋아하는지 늘 좋은 시계와 가방, 정장은 필수이며 그런 것들로 인해 자신이 대접 받아야 하고 높은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는 지식이 전무하지만 단순히 집 값이 올랐다는 소식과 주식 수익률이 조금 오른 것을 보고 부동산과 주식 투자 잘하는 대기업 부장이라는 타이틀도 스스로 부여하고는 합니다. 질투심은 어찌나 많은지 주변 사람들이 좋은 차나 명품 옷, 자신보다 좋은 집에 살고 있는 것을 보면 경쟁심과 질투심을 느끼고는 합니다. 

 

어느 날 김 부장은 자신의 입사 동기들이 줄줄이 명예퇴직을 하는 와중 상무의 호출에 자신이 회사를 위해 희생하고 일도 잘하고 승진도 언제나 빨랐기 때문에 자신이 임원이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는 줄  알았으나 지방 공장으로 6개월 간 파견을 가라는 지시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 또한 직장 상사와 동기들이 자신에게 경쟁심과 질투심을 느끼는 것 때문에 좌천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실상은 김 부장이 협업과 소통 능력이 굉장히 부족하고 자신의 팀 부하 직원들을 희생시켜서 얻은 것들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정신 차리라는 의미로 보내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이후 반년 간의 공장 생활 후 명예 퇴직 제의를 받게 되고 2억이라는 큰 금액의 퇴직금을 받고 회사를 나오게 되지만 약 7억 정도의 신도시 상가 분양 사기를 당하게 되면서 공황 장애를 겪게 되고 정신과에 내원을 하면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치료 과정에서 본인의 과거 경험을 통해 여러 성찰과 자기반성 등을 하게 되면서 기존에 가졌던 부적절한 마음가짐과 태도들을 하나하나씩 고쳐나가게 됩니다.

책에 대한 소감

저는 책을 읽는 속도가 굉장히 느리지만 이 소설만큼은 다른 책을 읽을 때보다 두 배 정도 빠른 속도로 읽었습니다. 그만큼 내용이 정말 재미있고 짜임새 있게 구성 되어있기 때문에 책이 저를 빨아들이는 느낌이었습니다. 

 

가장 인상에 많이 남았던 부분은 "이러면 안된다"라는 교훈을 정말 크게 주었다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소비와 금융에 관련된 책들을 읽고 돈을 모으는 입장으로써 김 부장을 관찰한 결과 제가 하고 있는 방향이 정말 올바르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하는 행동을 반대로 하게 되면 이런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시뮬레이션의 역할을 수행해주기도 했습니다. 

 

김 부장을 보니 이 큰 세상에서는 정말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회사를 위해서 몸을 열심히 갈아가면서 일을 하고 승승장구 해왔지만 빠르게 성장한 만큼 어느 부분이 곪아터져 부정적인 인격으로 변질되어 본인의 성과를 스스로 차버리는 결과를 낳고 무너지는 모습이 겸손이라는 단어를 계속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에 상담을 하면서 그런 부분들이 개선되어 나가긴 했지만 이미 많은 것을 잃고 개선된 부분이니 안타깝기도 하고 너무 늦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더 나아가서 급성장한 한국 사회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너무 늦었다는 말처럼 정말 너무 늦기 전에 내가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이 그러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여러분들의 인격과 가치관 형성에 정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300x250
profile

영어하는 민시기

@민시깅

포스팅이 좋았다면 "좋아요❤️" 또는 "구독👍🏻" 해주세요!